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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26 마님되는 법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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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유명세는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다.그러나 구해보기가 쉽지 않았다.인터넷으로 보기에는 스크롤의 압박이 너무 심했다.그런데 최근 에오윈님 포스트에 달린 리플을 보니 이게 책으로 나왔다고 한다.그럼 보기에 좀 편하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지만 사보기에는 돈이 살짝 아까웠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려보려 했더니 대출중이었다.아쉽지만 도서관에 있다는걸 확인한 사실에 만족하고 돌아갔다.그러다 최근에 저번에 빌린 것을 돌려주고 새로운 것을 빌리려고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다.그래서 냉큼 집어왔다.


  읽다보니 크기도 작고 페이지 수도 얼마 안 되는 게 왜 화제가 되는지 이해가 됐다.정말 명불허전이었다.한번 손에 쥐니까 뗄 수가 없었다.보면서 정말 많이 웃었다.그렇지만 생각만큼 가벼운 책은 아니었다.쉽고 가볍고 편하게 읽히지만 그 안에는 나름대로 생각할 거리도 많았다.


   처음에는 이 책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류의 연애 상담서적이거나 결혼 생활 상담 서적류일거라고 생각했었다.그렇지만 그건 반은 맞지만 반은 틀렸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마님으로 살 수 있을 것인가를 말한다는 점에서는 상담교본이 될 수 있다.하지만 그런 것들의 새침한 아가씨 같은 느낌이나 심리 전문가의 전문적인 분위기 같은 것을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건 오히려 말솜씨 좋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여자의 수다를 옆에서 듣는 느낌이다.매뉴얼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100%자신의 경험과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고 따지고 보면 일종의 수필같기도 하다.또 생각해보면 이 글속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비단 결혼 생활에만 한정 된 게 아니다.그걸 넘어서 인간관계 전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었다.특히 동생과 둘이 살고 있는 나로서는 느끼는 바가 많았다.


  그래서일까?보는 내내 정말 재미있었지만 어떤것들은 가슴에 와서 콕콕 박혔다.


   그중에서 싸움의 기술에 관한 내용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보통의 생각과는 달리 화를 낼때는 목소리 큰 사람이 진다.화를 낼때는 냉정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물론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그렇지만 참 설득력있게 써놨다.내가 못하는 게 이거였다.싸우다 보면 감정적이 되고 울고 짜증을 내고 징징대게 된다.대부분의 여자들은 이런 실수를 많이 한다.하지만 그러다 보면 항상 싸움에 진다.그리고 자신만 상처받는다.내 경우만 해도 가족들은 다들 냉정하고 논리적인 사람들이라 말싸움해서 이겨본 적이 거의 없었다.항상 혼자서 화를 씩씩내다가 제풀에 지쳐 쓰러졌다.하지만 이러면 나만 손해다.


  또 하나는 기억에 남는 것은 싸울때는 반드시 상대방의 칼로 상대를 찔러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만약에 나의 원칙으로 상대를 칠 경우 그건 너의 생각이고 내 생각은 다르다고 말하면 싸움이 어려워진다.하지만 남의 연장으로 상대를 칠 경우 상대는 두 말을 할 수가 없다.자기 말도 못지키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할 점이 많았다.나에게는 같이 살고 있는 동생이 있다.같은 부모님 아래에서 자라서 지금은 둘이서만 살고 있고,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그녀라고 서슴없이 대답하겠다.남들이 보기에도 너무나도 사이좋은 자매이며 친구들한테 서로의 이야기도 많이 한다.

  그래서 거리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주로 내쪽에서 거리를 부정하는 편이었다.그래서인지 동생과 한번 싸울때마다 받는 상처가 다른 사람에게 받는 상처보다 훨씬 깊고 쓰리고 아팠다.


  최근 들어서도 크게 한번 상처를 받았다.그녀의 직설적인 말버릇에 상처를 한번 받을때마다 거리를 가지려고 노력했고 예전보다는 나름대로 거리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도 상처를 크게 받으니 또 많이 아팠다.어리석은 건지 행복했었던 건지 서른이 되도록 인간은 혼자일 수 밖에 없다는 걸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혼자다.그걸 인정하는게 쓰리고 아프지만 그걸 인정해야 홀로 설 수 있고 홀로 설 수 있을때 비로소 함께 설 수도 있다.요즘 심하게 우울했던 건 그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어서였나부다.하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거리가 있다는 걸 인정했을때 서로간의 예의도 지키고 본모습을 더 잘 봐줄 수 있지 않은가.나무를 보면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적당한 거리는 어쩌면 상대방을 더 잘 사랑할 수 있는 안전망인지도 모른다.


  거리와 상처는 반비례하고 상처와 즐거움 역시 반비례한다는 말, 정말로 누군가와 사이좋게 오래 살고 싶다면 거리를 좁히려고만 애쓸게 아니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게 더 현명하다는 말 정말 뼈저리게 공감했다.


  또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말도 있듯이 내가 누군가의 족쇄가 된다는 것은 누군가도 나의 족쇄가 됨을 허락하는 것이다라는 말 역시 가슴에 와서 박혔다.내가 지금까지 서로 구속하는 것에 익숙해져있는건 아닌지 반성도 되고 홀로 서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책이었다.이 사람의 로맨스 소설도 재미있었지만 이 글은 더 재미있었다.문장이 짧고 구어체로 되어있어서인지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보면서는 정말 자지러지게 웃었지만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난다.그리고 이렇게 재미있으면서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글을 쓰는 그 능력도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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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혹은 잡담 제목에 걸맞는 가벼운 이야기들 by 현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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