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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볼 계획이 없었는데 순전히 시간이 맞는 게 이거 밖에 없어서 보게 됐다. 포스터를 보니 남자가 기타를 들고 있었고,  첫 장면에 남자가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걸 보니 가수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다. 화면은 남자의 비루한 일상들로 채워졌고, 아이리쉬 액센트는 귀에서 서걱거렸다.  


  그 뒤로 여자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별로 대단한 일은 안일어난다. 이 영화 정말 내용은 별거없다. 그 틈을 메꾸는 건 오로지 음악이다. 음악영화라고 하면 음악을 소재로 한 스토리라인을 가진 영화라고들 흔히 생각하는데 원스는 그 생각을 확실히 깨줬다. 이건 정말 음악이 주가 되는 영화다. 스토리라인은 노래와 노래 사이를 붙여주는 접착제정도밖에 안 된다.

  스토리를 중시하는 사람이나 포크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 뮤직비디오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이 영화를 보면 안 된다. 보다가 영화관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을지도 모른다. 남녀주인공의 거의 모든 감정교류는 노래하고 같이 연주하면서 이루어지고, 대사의 상당부분도 노래가 차지한다. 잘생긴 배우도, 예쁜 여자도, 하다못해 그 흔한 키스신하나 안 나온다. 뮤지컬이라고 볼 수도 없는게 남녀가 노래를 대사삼아 대화를 주고 받지도 않는다.주로 남자 혼자서 노래를 줄창 부른다.


  누군가 영화는 폭력적인 매체라고 했다. 일단 돈을 내고 들어오면 그 시간동안 스크린말고는 아무것도 볼게 없기 때문이다. 같이 온 일행이 있는 경우는 영화관 밖을 나가도 할일이 없다. 지루해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


  다행히 원스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노래만 계속 나오면 지루할 수 있는데 그 노래가 너무 좋았다. 뮤직비디오식으로 전개되는 화면까지도 다 용서 될 만큼 감동적인 음악이었다.


  가사도 구구절절 가슴을 울렸고 배우도 노래를 참 잘 불렀다. 특히 “언제라도 전화를 걸면 달려갈게. 아무리 시시한 일이라도 상관없어” 라면서 노래를 부르는 남자의 모습은 정말 전화를 하면 달려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작고 소박한 영화였다. 비슷한 외로움과 꿈을 안고 사는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고 짧은 위로를 주고받는 내용이었다. 밝고 따뜻할 법한 이야기인데도 전반적인 느낌은 참 쓸쓸했다. 실연을 주제로한 노래가 너무 많이 나와서 그런 걸까?  다보고 나니 마음에서 찬바람 부는 소리가 들린다.


  좋은 노래를 큰 화면에서 좋은 스피커로 감상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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